잘 죽기 위해 필요한 법

연명의료결정법에 대하여 아십니까?


잘 죽는 것에 대한 준비


아티클의 특성상 이미지는 자제 하였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읽어보시면 앎의 기쁨이 있으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웰다잉법으로 불리는 이른바 '존엄사법' 시행이 1년이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에 따르면 2018년 2월 4일 연명의료 결정제도가 시행되고서 1년이 2019년 2월 현재까지 연명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한 환자는 3만6천224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2만1천757명(60.1%)으로, 여성 1만4천467명(39.9%)보다 1.5배 이상 많았습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2만8천519명(78.7%)으로 상당수를 차지했습니다.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주요 질환으로는 암(59.1%)이 가장 많았고, 호흡기질환(15.3%), 심장질환(5.8%), 뇌 질환(5.4%)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존엄사(연명치료 중단)와 관련된 논의가 우리 사회에 처음 제기된 것은 언제일까요?

 

1997년 이른바 '보라매병원 사건'이 일어나면서부터 입니다. 이 사건은 외상에 의한 뇌출혈로 뇌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부인의 요구에 의해 치료를 중단하고 퇴원한 후 사망한 사건인데요. 당시 환자의 동생이 의료진을 살인죄로 고발했습니다.


대법원은 부인에게는 살인죄를, 환자를 퇴원시켰던 보라매병원 의사들에 대해 살인방조죄를 적용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의사들 사이에선 환자의 인공호흡기 제거를 극도로 꺼리는 풍조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 가족이 치료 중단과 퇴원을 요구해도 의사들이 이 사건을 들먹이며 요구를 거부해 왔습니다. 

 

그랬던 존엄사에 대한 시각은 2008년 이른바 '김 할머니' 사건을 통해 바뀌게 됩니다. 이 사건은 우리 법원이 '존엄사'를 인정한 첫 사례입니다. 가족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병원이 할머니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수 있게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한건데요.

 

대법원까지 간 이 사건은 2009년 결국 호흡기를 제거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김할머니는 인공호흡기 제거 후 201일 만에 사망했습니다. 이 사건은 사회 각계에서 '연명치료 중단' 지침을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연명치료중단, 즉 존엄사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연명의료는 임종과정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만을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을 말합니다.
 

유보란 연명의료를 처음부터 시행하지 않는 것을 말하고, 중단은 시행하고 있던 연명의료를 그만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9명 이상이 무리한 연명 치료를 원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연명 치료를 중단할 법적 근거가 없어 의사들은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문제를 놓고 의료진과 환자 가족이 갈등을 겪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 했는데요.

 

2018년 2월 4일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담당의사와 해당분야 전문의 1명에게 임종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은 환자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인공호흡기 착용의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치료보다 스스로 생을 끝내는 것을 허용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법은 연명 치료로 고통을 계속 받는 대신 스스로 생을 끝낼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하여 '존엄사' 법으로도 불리웁니다. 이 법의 기본 취지는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자신의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라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환자의 분명한의사표시가 있어야 합니다.

 

환자 본인은 직접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제출해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의사를 표시해야 합니다.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보완적으로 환자 가족 2인이 동일하게 연명의료에 관한 환자의 의사를 진술하거나, 환자 가족 전원이 합의하면 환자의 연명의료 중단 결정이 가능하게 됩니다. 
 

연명의료를 중단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인 연명의료계획서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즉, 사전의향서는 만 19세 이상인 사람이 평소 직접 작성해 두는 것인데요. 나중에 아파서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을 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미리 밝혀주는 서류입니다. 


사전연명의료계획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질병 상태와 치료법, 연명의료 시행법과 중단 결정, 호스피스 제도 등을 설명하고 의사가 작성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환자가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때는 두 서류의 효력이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비율

 

법이 시행되고 1년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은 11만5천259명이었습니다. 성별로는 여성이 7만7천974명(67.7%)으로, 남성 3만7천285명(32.3%)보다 2배 이상 많았습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연령층이 9만7천539명으로 대다수(84.6%)를 차지했습니다. 현재 전국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등록할 수 있는 곳은 총 290곳이며 이곳에서 1천461명이 필수교육을 이수하고 의향서 작성 상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의료현장의 현실에 맞게 제도가 개선됩니다.

 

2019년 3월 28일 부터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투석·항암제투여 등 4가지 의료행위뿐 아니라 체외생명유지술(ECLS. 심장이나 폐순환 장치), 수혈, 승압제 투여 등 임종기에 접어든 말기환자의 무의미한 생명만 연장할 뿐인 의학적 시술도 중단하거나 유보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연명의료결정법에서 말기환자의 대상 질환을 4가지(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 간경화)로 한정했던 것을 삭제해, 질환과 관계없이 모든 말기 환자가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연명의료결정에 대한 환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 환자가족 전원의 합의가 필요했던 것을 개정해, '배우자와 1촌 이내 직계 존·비속(배우자·부모·자녀)'의 합의만으로 결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존엄사법, 결국 아름답게 맞이하는 죽음, 웰다잉(Well-Dying)이 큰 틀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의대에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병에 걸렸을 때 가족들이 부담해야 하는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아는 환자들은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을 웰다잉의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꼽았다고 합니다.


고령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이 법이 제대로 정착돼 '웰다잉'을 실현하려면 한국인 특유의 '의료집착' 문화가 먼저 개선되어야 하고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합니다.


또한 의사가 먼저 환자에게 병 상태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후 사전에 '연명의료계획서'나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하겠죠.
 

여전히 우리 정서로는 자신이 원하더라도, 사실상 죽음의 판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 죽음을 인정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좀 더 건강할 때 죽음을 준비하고 가족과 소통할 수 있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죽음’의 문제를 일찍 거론하는 게 부담스러운 때문인지, 미리 이런 서류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 같은데요.

 

여유와 건강, 판단력, 시간 등이 있을 때 미리 작성해두면 본인이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나중에 유가족들이 불필요한 분쟁에 휩싸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니 미리 미리 작성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건강할 때 미리 특정 상황이나 사후의 일에 대해 생각해 두시고 가족과 의논하고 공식적인 문서를 만들어놓아 남은 가족들이 의연히 대처할 수 있게 하시면 좋겠습니다.


헬라야랩 권도형(한국은퇴설계연구소) 대표

*2019년 2월 17일 KBS1라디오 생방송 정보쇼의 출연 내용입니다. 방송안은 보건복지부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에서 발표한 존엄사법 시행 1년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LIFE 5.0_법률

윙스타 18개
  • 927561730

    저 서류는 어디가서 쓰나요? 동사무소??

    2019.02.17 18:04
  • 925888035

    국민건강보험공단 178개 지사 및 전국 73개 등록기관에서 상담ㆍ등록이 가능합니다. ☞ 상담 및 작성시 본인 신분증을 지참하셔야 합니다 ☞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www.LST.go.kr ) 대표상담전화:1855-0075 ☞ 관련법: 연명의료결정법 제11조 및 제12조

    2019.02.17 20:25
  • 1032202062

    안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03.0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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