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을 계획하다 ; 유류분

분쟁 없는 상속설계를 위한 방법


유류분을 아십니까?



재산이 많은  어떤 사람이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뜻있는 일에 쓰겠다고 하여 전 재산을 자선기관에 기부하였습니다.

 

언론에 나올 만큼 좋은 일이니 모두에게 괜찮은 일일까요?

 

 

반드시 모두에게 괜찮은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상속인의 권리, 유류분 제도

 

민법에는 유류분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돌아가신 분이 자신의 재산을 다른 곳에 기부한다든지 하여 상속인이 상속받는 것이 원래 자기가 받았을 몫(상속분)의 1/2(경우에 따라서는 1/3)에 미치지 못한다면, 이렇게 기부 받은 상대방에 대해 그 모자라는 만큼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실제로 1999년에 어떤 분이 돌아가시면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122억 원 상당의 재산을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써 달라”고 유증했는데, 그 딸이 유류분 반환청구를 하여 결국 법원의 조정으로 한국과학기술원이 44억 원을 반환한 일이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후 그 혼외자가 김 대통령으로부터 생전에 재산을 기증받은 김영삼 민주센터를 상대로 유류분 반환청구를 하여 법원의 조정으로 3억 원을 돌려받았습니다.


 

유류분 제도의 기원

 

유류분 제도는 원래 유럽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이전에는 없다가 1977년 민법을 개정하면서 새로 들어왔습니다. 그 취지는 아마도 아들에게만 재산을 물려주던 관행(?)에서 벗어나 딸들에게도 권리를 주자는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류분 제도의 문제점

 

그러나 최근에는 이 제도에 대해 비판이 많습니다. 우선 이 때문에 가족 간에 분쟁이 늘어납니다. 전에는 유류분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몰랐으나, 최근에는 이를 알고 고인이 생전에 자녀들 중 일부에게 물려준 재산에 대해 다른 자녀들이 소송을 내는 사건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또 위의 예처럼 고인이 사회를 위해 기부를 하려고 했는데, 유족이 이를 막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일에도 이러한 예가 있었습니다. 통일 전 동독 땅이었던 드레스덴의 성모교회(Frauenkirche)가 2차 대전 때 파괴되었는데, 통일 후에 주로 민간 모금으로 돈을 모아 그 교회를 재건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기부했던 사람의 자녀가 교회를 상대로 유류분 반환청구를 하여 돈을 받아간 것입니다.

 

그리고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유류분이 사업 승계에 지장이 된다고 합니다. 자녀들 가운데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몰아주고 싶은데, 유류분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지요. 몇 년 전에 모 제약회사 회장이 돌아가시면서 실제로 그러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고쳐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습니다. 우선 유류분 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은 유족의 생활이 어려운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배우자인 경우에는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생활이 어렵지 않아도 유류분 반환청구를 할 수 있게 해야 하겠지요.

 

 

또 반환방법도 현재는 받은 물건 그대로를 돌려주어야 하는데, 이를 돈으로 환산하여 돌려주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가령 살고 있던 집이나 사업에 쓰이는 자산을 돌려주어야 한다면 지장이 많을 것입니다.

 

또 생전에 증여받은 것은 원칙적으로 죽기 1년 이내의 것이라야 반환의 대상이 됩니다. 만약 반환해야 할 상대방이 같은 상속인이라면 생전에 증여받은 것이 몇 십 년 전 것이라도 반환의 대상입니다. 하지만 이는 너무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같은 상속인인 경우에도 기간 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법이 언제 바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물려줄 재산이 있다면 유류분 제도를 잘 알아보고 돌아가신 뒤에 유족들 사이에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박사 윤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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