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속 어머니의 변천사

당신의 어머니는 어떤 분이가요?

어느 주간보호센터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이용하는 노인들은 등급판정을 받아야 센터를 올 수 있다. 다른 말로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분들이다.

 

시설을 운영하는 팀들은 이용노인들의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퇴행속도를 늦추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한다.
센터에서는 모처럼 어르신들을 위해 전문레이크레이션 강사를 불렀고, 즐거워들하는 모습 속에 행사는 순조롭게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적어도 이 노래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야 뛰지마라 배 꺼질라 / 가슴시린 보릿고갯길 / 주린배잡고 물 한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 초근목피에 그 시절 바람결에 / 지워져 갈때
어머님 설움 잊고 살았던 / 한 많은 보릿고개여
풀피리 꺾어 불던 슬픈 곡조는 / 어머님의 한숨이었소 / 어머님의 통곡이었소

 

 

엉성한 백발머리에 검버섯이 피어오른 80세 노인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조용히 흐느끼기 시작하자, 
 

함께 노래를 듣던 노인들은 아주 오래전 이미 땅 속 깊이 묻어버린 어머니를 소환하여 온몸으로 울기 시작했다. 바이러스처럼 퍼져버린 그야말로 통곡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고 당황한 레이크레이션 강사는 슬쩍 자리를 떠나버렸다.

 

가수 진성의 '보릿고개' 속 어머니는 가난 속 설움의 한 많은 여인이다. 

 

생각이 난다 / 홍시가 열리면 /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눈이 오면 눈맞을세라 / 비가 오면 비젖을세라 / 험한 세상 넘어질세라 / 사랑땜에 울먹일세라 /

그리워진다 / 홍시가 열리면 /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눈에 넣어도 / 아프지도 않겠다던 /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나훈아의 '홍시' 속 엄마는 나를 걱정해주고 나에게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그리운 엄마다. 경쾌한 멜로디지만 역시 그리움에 눈물이 흐르게 할 노래이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 한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어머니 코고는 소리 조그많게 들리네 / 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워주려 하셨나보다 
소금에 절여놓고 편안하게 주무시는구나 /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 
어머니는 고등어를 절여놓고 주무시는구나 /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 / 나는 참 바보다 엄마만 봐도 봐도 좋은걸

 

산울림의 '어머니와 고등어' 속의 어머니는 아침부터 생선굽는 냄새를 신경쓰지 않는 아주 낙천적인 어머니시다. 살짝 귀엽게 코고는 소리가 웃게 만드는 너그럽고 따뜻한 어머니다.

 

어려서 부터 우리 집은 가난했었고 / 남들 다하는 외식 몇번 한적이 없었고 / 일터에 나가신 어머니 집에 없으면
언제나 혼자서 끊여 먹었던 라면 / 그러다 라면이 너무 지겨웠어 / 맛있는 것좀 먹자고 대들었었어
그러자 어머님이 마지 못해 꺼내신 / 숨겨두신 비상금으로 시켜주신/자장면 하나에 너무나 행복했었어
하지만 어머님은 왠지 드시지않았어 /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그렇게 살아 가고 그렇게 후회하고 눈물도 흘리고 / 그렇게 살아가고 너무나 아프고 하지만 다시웃고

 

 

god의 '어머니께', 


사고뭉치 사춘기의 아들을 위해 일터에서 고생하는 어머니, 맛있는 거 먹자고 대드는 순수한 아이에게 비상금을 써서 고작 자장면밖에 못사주는...가난한 어머니, 결국 혼자서만 삭히다 화병으로 돌아가신다.

 

후회의 눈물도 흘리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을 받아들이고 다시 웃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아들로 키웠다.

 

박진영 <어머님이 누구니> 뮤직비디오 캡쳐

 

어렸을 때부터 난 눈이 좀 달라 / 아무리 예뻐도 뒤에 살이 모자라면 난 눈이 안 가
긴 생머리에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이 / 가냘픈 여자라면 난 맘이 안 가
허리는 너무 가는데 힙이 커 맞는 바지를 찾기 너무 힘들어 oh Yeah
앞에서 바라보면 너무 착한데 뒤에서 바라보면 미치겠어 oh Yeah
널 어쩌면 좋니 너를 어쩌면 / 널 어쩌면 널 어쩌면 좋니 / 네가 왜 이렇게 좋니/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눈을 떼질 못하잖니

어머님이 누구니 / 도대체 어떻게 너를 이렇게 키우셨니
얼굴이 예쁘다고 여자가 아냐 / 마음만 예뻐서도 여자가 아냐 난 / 하나가 더 있어
앉아있을 땐 알 수가 없어 /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어 난 / 난 그때서야 God girl!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

 

기존의 그립고 가슴아픈 어머니, 희생의 상징같은 어머니는 노래에서 찾을 수 없다. 매력적인 외모 속의 주인공인 꽃중년의 어머니..아니 중년여성으로서 어머님이 등장하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이 노래를 기억하는 노인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역시 눈물을 흘릴 것이다.


헬라야랩 김신혜(한국은퇴설계연구소) 부사장
 

LIFE 5.0_생활

윙스타 25개
  • lovejoo

    오늘 친정엄마께 전화한통 넣어드려야겠네요 ㅠㅠ

    2019.01.2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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